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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케나 "철학자의 나무"
Michael Kenna "Philosopher's Tree"
FEB 12, 2011 - MAR 20, 2011

작가사인회: 2011. 2. 12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 12시)
전시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 일 오후 12시 – 오후 6시 / 월요일 휴관
입장료: 학생 2,000원 / 성인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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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의 솔섬을 살린 영국작가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 Michael Kenna의 개인전 [Philosopher’s Tree 철학자의 나무]가 2월 12일 토요일, 삼청동으로 신축 이전한 공근혜갤러리에서 작가 사인회와 함께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1980년 초기 작품부터 2010년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30여 년간 촬영한 풍경 사진들 가운데 나무와 관련된 사진만을 모아 구성한 전시로, 중국, 일본, 한국, 그리고 유럽과 미대륙에 걸친 다양한 나라의 독특한 분위기를 미니멀한 시각으로 포착해낸 50여 점의 대표작들을 선보인다.

“솔섬” 사진을 비롯하여 이번에 전시되는 50점의 흑백 사진들은 컬러사진이 근접할 수 없는 흑백의 무한하고 아늑한 깊이감이 동양화의 수묵화에서나 느껴볼 수 있는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다.  

“단순하고 담백하게 살아가는 나무처럼” 살기 원하셨던 법정 스님처럼 마이클 케나의 이번 한국 개인전을 통해 관람객 스스로가 “철학자의 나무”가 되어 따뜻하게 바라본 세상의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2011년에는 이번 공근혜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4월 모스크바 현대미술관에서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리며, 2012년 하반기, “KOREA” 시리즈를 한국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작가의 글>

소년시절, 영국 북부지역에 있는 고향 윈즈에서 유년기를 보낸 나는 제일 좋아하는 나만의 나무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그 나무는 진짜로 내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난 그렇게 여기기로 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나무가 나를 택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나무는 버치필드가 49번지였던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빅토리아 공원 어귀에 있었다. 나의 다른 네 형제들도 역시 그들이 좋아하는 나무가 있었는데, 참 편리하게도 우리들의 놀이터와 가까운 곳에 있는 것들이었다. 종종 우리들은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야생동물을 피한다던 지, 악당의 우주선이 습격해온다거나, 우리를 영원히 노예로 끌고 가려는 해적선을 피해 가장 높은 나뭇가지에 올라 서로를 소리쳐 부르곤 했었다. 나무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던 우리들의 안전지대였다. 나는 가끔씩 내 나무에 찾아가 나뭇잎들 사이에서 혼자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나무는 내 세상의 중심이었고, 가장 친한 친구였다.
몇 주전, 윈즈에 있는 여동생을 찾아갔을 때, 나는 그때 그 나무들과 재회를 하게 되어 몹시 기뻤다. 내 기억보다는 조금 작은 듯 했지만 그래도 변함이 없었다.

성인이 된 지금, 내게는 언제든 가능할 때 마다 찾아가고픈, 더 많은 나무친구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 예전만큼 나무에 오르거나 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때처럼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풍경 사진가"라는 딱지가 붙은 지금, 가끔씩 왜 인물사진은 찍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물론 나는 인물 사진을 찍는다. 바로 나무의 인물 사진을 말이다. 나는 보통 반 농담으로 "나무는 스스로 꾸밀 필요가 없고, 말대답도 하지 않으며, 게다가 지독히 독립적이며, 생생한 아름다움을 가졌고, 내가 장시간 동안 카메라 렌즈를 노출 하는 동안 추위 속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것을 즐기는 듯 보인다"고 대답하곤 한다. 그러니 어느 누가 나무를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언젠가 거대한 밤나무가 된 꿈을 꾼 적이 있다. 내가 자랄 때 마다 수세기가 지나 가는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서있던 곳에서 몇 세대에 걸친 사람들과, 가족들과, 개인들이 그들의 삶을 꾸려 나가는 것을 내려다 보았다. 언제나 진행중인 우리들의 이야기는 - 때때로 드라마나 희극 혹은 비극의 주관적인 프리즘을 통해 보여지는 - 이런 새로운 관점에서 보았을 때 완전히 다른 빛을 띄는 것 같았다.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잠에서 깨어났고 이러한 경험의 파수꾼들에 대한 존경심은 더해갔다. 존엄한 탑, 나무는 기꺼이 듣고자 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지혜를 말없이 전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이 선사한 가장 멋진 선물인 나무는 시인, 화가, 사진가 그리고 철학자들의 주제가 되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나무는 지하세계와 땅, 그리고 하늘을 결합하는 보편적 이데아로 묘사되어 왔다. 조이스 킬머 (1886~1918)는 오직 신만이 나무를 만들 수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우리 모두는 생명의 나무, 가족나무, 지식의 나무 등으로 불리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겸허함과 존경심을 불러 일으키는, 위엄 있고 당당하게 서있는 이 땅의 거대한 노장나무들부터 하늘을 갈망하며 자라나는 섬세하고 연약한 어린 나무들에 이르기 까지, 그리고 수만 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우아하게 홀로 조용히 서있는 모습이 바라다 보이는 한 그루의 나무와, 끝이 보이지 않는 울창한 숲을 이룬 나무들에 이르기 까지…… 나무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문화에 당연하고 필연적으로 어디에나 있는 존재이며, 오랫동안 이렇게 남을 것이다.

35년 이상 나는 여러 다른 나라에서 나무를 촬영할 수 있는 명예와 특권을 가져왔다. 나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거대한 감사에 대한 작은 징표로 나의 사진으로 그들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고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나무에게 우리 모두는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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